Sep 13, 2010

번역하기가 어려운 일본어 "来おった"

アシタカ 「なにか来る。じいじ, なんだろう」
아시타카 "뭔가 온다. 할아버지, 무엇일까?"

じいじ 「わからぬ。人ではない」
할아버지 "몰라. 사람이 아니다"

(략)

じいじ 「来おった。タタリ神だ!」
할아버지 "왔다. 타타리가미(거칠어진 액신)다!"


거의 직역인데요... ^^;;; 영화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님의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 속의 한 장면입니다. "来おった(키옷타)"는 조금 어려운 일본어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또 서투른 한국어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

'来(き, 키)'는 동사 '来る(くる, 쿠루)'의 연용형입니다('来る' = '오다'). '来る'는 'カ行変格活用(카행 변칙 활용)'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활용을 합니다. '카변활용'을 하는 단어는 이것 한마디뿐입니다.

--> NAVER 일본어사전 : 来る

[来る(くる, 쿠루)]
未然形(미연형) - こ(코)
連用形(연용형) - き(키)
終止形(종지형) - くる(크루)
連体形(연체형) - くる(쿠루)
仮定形(가정형) - くれ(쿠레)
命令形(명령형) - こい(코이)

그대로 "こ/き/くる/くる/くれ/こい(코/키/쿠루/쿠루/쿠레/코이)"라고 암기합니다. 프레이즈로 만드면 외우기 쉽네요.

未然形(미연형) - 来ない (코 - 나이) / 오지 않다, 안 오다
連用形(연용형) - 来ます (키 - 마스) / 옵니다, 오겠습니다
終止形(종지형) - 来る (쿠루) / 오다
連体形(연체형) - 来るとき (쿠루 - 토키) / 올 때
仮定形(가정형) - 来れば (쿠레 - 바) / 오면
命令形(명령형) - 来い (코이) / 오너라

"来おった(키옷타)"의 'おった(옷타)'는 'おる(오루)'의 과거형 표현 입니다. 그리고 'おる'는 'いる(있다)'와 같은 의미의 말이고 'いる'의 고어입니다. 토교의 사람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데 캉사이(関西)나 지방의 사람은 이제라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 NAVER 일본어사전 : おる

'いる'와 같이, 동사의 연용현 뒤에 "~おる", 또는 "~て おる"의 꼴로 붙으면 보조 동사가 됩니다. 의미도 용법도 한국어의 '있다'와 같습니다. 재밌군요.

'おる'의 활용도 봐 봅시다. 'おる'는 'ラ行五段活用(라행 5 단 할용)'입니다.

[おる(오루)]
未然形(미연형) - おら(오라)
連用形(연용형) - おり(오리)
終止形(종지형) - おる(오루)
連体形(연체형) - おる(오루)
仮定形(가정형) - おれ(오레)
命令形(명령형) - おれ(오레)

라행 5 단 할용은 "ら/り/る/る/れ/れ(라/리/루/루/레/레)"라고 암기합니다. 이것도 프레이즈로 만드면 외우기 쉽네요.

未然形(미연형) - おらん (오라 - ㄴ) / 있지 않다 (없다)
連用形(연용형) - おります (오리 - 마스) / 있습니다
終止形(종지형) - おる (오루) / 있다
連体形(연체형) - おるとき (오루 - 토키) / 있을 때
仮定形(가정형) - おれば (오레 - 바) / 있으면
命令形(명령형) - おれ (오레) / 있어라


온다? 왔다?
우리 결혼했어요, 22 Feb 2009 Broadcasting (C) MBC 2009 All Right Reserved.
 

그런데 'おる'의 연용형인 'おり' 뒤에 과거형 조시'た(또는 だ)'가 붙으면 'おりた(오리타)'가 되지만 이 때 'り(리)'의 소리가 'っ(ㅆ)'에 변화해서 'おった(옷타)'가 됩니다. 이것을 촉음편화(促音便化, そくおんびんか, 소쿠옹빙카)라고 합니다.

이 촉음편화는 주로 활용어의 연용형 어미 'ち(치)', 'ひ(히)', 'り(리)'가 그 뒤에 'て(테)', 'た(타)'가 붙을 때에 일어납니다. (예) "勝ちて(카치테)-->勝って(캇테)", "言ひて(이히테)-->言って(잇테)", "ありた(아리타)-->あった(앗타)", "やりた(야리타)-->やった(얏타)"


'모노노케 히메'의 할아버지의 대사 "来おった"를 한국어에 직역하니 "와 있었다"가 되는데 이건 이상한 느낌이네요. 역시 단순하게 '왔다'고 번역하는 게 무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연 "할머니 버전"(?)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
9 May 2009 Broadcasting (C) MBC 2009 All Right Reserved.

그래도 이 대사가 "来た"가 아니라 "来おった"인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동사 및 보조 동사로서의 'おる'는 'いる'와 같이 동작이나 상태의 계속, 진행의 뉘앙스가 강한 말이지만 'いる'에는 없고 'おる'에만 있는 느낌, 뉘앙스가 있습니다.

1. 예스러운 느낌을 준다
2. 촌스러운 느낌을 준다
3. 약간 거만한 말씨다
4. 자기나 남을 얕보는 감정을 포함하는 게 많다

5. "おります", "~て おります"의 꼴로 공손한 말이나 겸양어로서 사용된다
6. "おられます", "~て おられます"의 꼴로 존경어로서 사용된다


태연 "사투리 버전(?)"
소녀시대의 공포영화제작소
13 June 2009 Broadcasting (C) MBC 2009 All Right Reserved.


즉(?) 'おる'는 시대극이나 옛날 이야기에서 신분이 높은 사람(특히 무사들)이나 노인들이 반드시 사용하는 말인 것이에요. 그래서 '모노노케 히메'의 할아버지가 "来おった"라고 하는 건 시대 설정과 연령 설정으로부터 현대의 일본 사람에게도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반대로 젊은 '아시타카'가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했으면 무례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버리겠습니다.

한국 분이라면 어떻게 번역하시나요? ㅎㅎㅎ

2 comments:

Culenara said...

와! 궁금증이 정말 시원하게 해결됐어요~ ^^
자세한 설명 덕분에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영화를 볼 수 있겠네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 最高!!!
일본어 공부를 해보니까 단어에 '동사연용형+동사'의 형태를 많이 보게 되네요..
한국어에서 오르다+내리다='오르내리다', 높다+푸르다='높푸르다'처럼 쓰는 것과 비슷한것 같아요!

p.s. 태연의 사투리 재밌네요 ㅎㅎ
같은 전라도 출신으로서 번역(?)해본다면
"내가 쪼까 데리고 살텡께!"
(내가 좀 데리고 살테니까!)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Jiji3104 said...

@Culenara님

안녕하세요.

태연양의 사투리 번역(? ^^;) 감사합니다~!
어떻게 번벽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서 계속 궁금했어요.
그리고 Culenara님의 덕분에 재미있는 발견을 하나 더 할 수 있었습니다.

전라도 사투리 '탕깨'와 서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사투리 'たんけ(탕케)'.
이거 정말 비슷하네요. 신기해. 레알 신기해! ^^

제 고향에서도 특수한 사투리가 많이 있는데
시간이 있을 때 한국어와의 공통점을 찾아 보겠습니다 ^^